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미술관은 어떻게 수익을 추구해야 할까? | ARTLECTURE

미술관은 어떻게 수익을 추구해야 할까?


/Insight/
by 유빈
미술관은 어떻게 수익을 추구해야 할까?
VIEW 1725

HIGHLIGHT


1909년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의 개관으로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의 뮤지엄 역사는 100여 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며 구체화된 형태와 상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영국의 미술 전문지인 아트뉴스페이퍼가 2023년 보도한 ‘세계 100대 뮤지엄’ 관람객 수에 의하면,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이 341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여 5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뮤지엄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박물관, 미술관의 부흥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수반 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재원 확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많은 기관에서 멤버십 제도와 굿즈샵 활성화를 통해 수익의 증대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특정한 소수의 기관을 제외하고는 괄목할 만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원고는 2022년 12월에 개관한 제주도 유동룡미술관의 입장료 정책을 살펴보며 사립 기관이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미술관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 보고자 한다.

1909년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의 개관으로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의 뮤지엄 역사는 100여 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며 구체화된 형태와 상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영국의 미술 전문지인 아트뉴스페이퍼가 2023년 보도한 ‘세계 100대 뮤지엄’ 관람객 수에 의하면,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이 341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여 5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뮤지엄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박물관, 미술관의 부흥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수반 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재원 확보’라고 할 수 있겠다.



2022년 글로벌 뮤지엄 방문객별 순위 ⓒTHE ART NEWSPAPER



국내의 뮤지엄 생태계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설립된 국공립 기관과 기업 및 민간 주도의 사립 기관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다. 그래서 한 기관이 재정을 확보하고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이 오늘날 국내 뮤지엄 산업계의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예로부터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은 항상 ‘비영리적인 공간’이라고 여겨져 왔고, 국민의 문화 의식을 함양시키는 ‘공적인 장소’로서 수익을 추구할 수 없는 곳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해외 컬렉션 위주의 순회전 증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력 약화 등과 같은 환경적 요소로 인해, 국내 뮤지엄 필드에서는 건강하게 영리를 추구할 방법이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많은 기관에서 멤버십 제도와 굿즈샵 활성화를 통해 수익의 증대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특정한 소수의 기관을 제외하고는 괄목할 만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원고는 2022년 12월에 개관한 제주도 유동룡미술관의 입장료 정책을 살펴보며 사립 기관이 선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미술관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 보고자 한다. 



유동룡미술관 전경 ⓒ유동룡미술관



2022년 12월 제주도에 개관한 유동룡미술관은 건축가 겸 아티스트인 유동룡(이타미 준)의 흔적을 따라가며 ‘나의 오리지널리티’를 발견하는 장소이다. 유동룡미술관은 단순히 전시된 작품 감상에만 초점을 맞춘 공간이 아니라. 제주도 자연 속의 건축을 감각하고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유동룡미술관을 건축한 유동룡의 딸 유이화 건축가는 “건축은 자연과 나 사이의 새로운 세계를 매개하는 무엇”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실제 유동룡미술관의 공간 구성은 건축가의 메시지를 가득 담고 있는 연결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1층 먹의 공간(라이브러리)



유동룡미술관은 연면적 700㎡ 규모의 지상 2층으로 이루어진 작은 미술관이다. 절대적인 공간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다양한 뮤지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섹션이 조밀하게 구분된 것이 특징이다. 1층은 먹의 공간(라이브러리), 바람의 노래(티 라운지), 이타미 준 에디션 (뮤지엄 스토어), 이타미 준 클래스로 구성되었으며 2층은 메인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유동룡미술관만의 독특한 지점이 등장한다. 유동룡미술관의 입장료는 30,000원으로 여느 사립 미술관과 비교하더라도 ‘비싸다’라고 여길만한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또한 건축가 이타미 준을 기념하는 성격의 미술관이다 보니 작품의 개수와 장르가 한정되어, 작품 감상료라고 여겨지는 입장료의 가치가 관람객에게 더욱 무겁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


 

1층 바람의 노래(티 라운지)



하지만 유동룡미술관은 뮤지엄 정체성과 연계된 콘텐츠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었다. 유동룡미술관의 핵심 가치는 자연과 건축의 조화, 유동룡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와 티 라운지 이용권을 통해 입장료의 영역을 보다 확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유동룡미술관의 입장료에 포함된 콘텐츠를 살펴보자. 유동룡미술관의 입장료에는 전시회 관람에 더불어 라이브러리 이용, 티 라운지 시그니처 티 1잔(약 9,000원) or 기념품 증정, 이타미 준 파우치 굿즈(9,000원) 제공의 부가 서비스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즉, 관람객은 전시회 관람도 하고, 라이브러리에서 유동룡미술관만의 서적을 읽고, 티 라운지에서 시그니처 차를 마시고, 굿즈도 받으며 총체적으로 하나의 공간에 대한 입장료를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관람객은 2층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연스럽게 1층의 편의시설을 즐기며 전시에서 느꼈던 경험을 일상적으로 감각한다는 것이다.



1층 책가도(라이브러리)



실제 유동룡미술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후기는 가지각색이다. 모든 콘텐츠를 즐기고 나니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전시 규모에 비해 금액이 높다는 의견이 대립을 이루고 있다. 사실, 유동룡미술관과 같은 수익모델을 사용하는 사례가 국내에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유동룡미술관은 전시 감상이 아닌 공간 이용의 개념으로 입장료를 책정하여 전시 콘텐츠의 풍부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편의시설을 통해 뮤지엄의 정체성을 마주해본다는 수익 창출 구조가 문화예술을 다루는 기관에서 효과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갈래라고 판단한다.



유동룡미술관 MI ⓒ유동룡미술관



지금까지 국공립 뮤지엄의 건강한 수익 추구 방향을 위해 유동룡미술관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사실 민간 주도와 국공립 기관은 재정 확보 방안 자체가 다르기에 유동룡미술관의 케이스를 통해 국공립 뮤지엄을 논의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의 법인화와 같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뮤지엄 산업이 움직이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국내 박물관, 미술관의 자생을 위해 ‘영리를 어떻게 건강하게 추구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더욱 첨예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뮤지엄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고 재정적으로 건강해지는 미래가 발 빠르게 다가오길 바란다.


참고자료

한국경제, “세계 미술관 랭킹 '지각 변동'…美 메트 지고, 대영박물관 떴다”, 2023.03.29.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32925501

유동룡미술관(ITAMI JUN Museum) 공식 홈페이지

https://itamijunmuseum.com/

류병준, 2017, 『미술관의 재원확보 활성화 방안 연구 : 국립현대미술관의 사례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박현숙, 2016, 『문화예술기관의 재정력에 미치는 영향 요인 연구 : 국·공립박물관·미술관을 중심으로』, 경희대학교 대학원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_유빈_뮤지엄텔러, 박물관과 미술관의 '매개'를 주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