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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 | ARTLECTURE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

/Insight/
by 최다운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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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연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은 꼭 가봐야 할 전시입니다. 쉽게 보기 힘든 200여 점의 근대 한국 사진 작품과 다양한 사료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예술의 제도와 형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 사진의 근대사를 탐구한 전시는 1929년 정해창 작가의 <조선 예술 사진 전람회>를 시작으로 1960~70년 대 싸롱 사진과 리얼리즘 사진의 대결, 그리고 여러 국제적인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가들의 사진까지 다양한 부문의 자료를 모아 놨습니다."

먼저 생각나는 장면 두 가지.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는 마다가스카르 사진박물관이 있습니다. 높은 언덕에 자리하여 도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박물관은 이 지역의 역사가 담긴 사진 자료를 19세기 중후반 것부터 소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기금 지원을 받아 설립된 이곳은 물론 뛰어난 보존, 인화 품질 같은 걸 내세울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백 년 넘은 사진 자료가 갈무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사진 발명국 프랑스의 오랜 세월 식민지였다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두 번째 장면은 재작년 중국 베이징의 타이강 갤러리에서 본 근대 사진전입니다. 1920~30년대 상하이를 중심으로 활동한 아마추어 사진가 그룹과 중심 멤버 중 한 명이었던 루오보우니안의 작품을 준비한 전시는 사료도, 사진의 수도 풍부했습니다. 덕분에 그 시기 중국 사진이 어떠했는지를 제법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 전시에서 본 루오의 작품은 작년에 뉴욕현대미술관 MoMA가 소장품으로 구매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 사진박물관 전경. 2018.


루오보우니앤 전시 전경. 2021.



위의 두 장면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어째서 한국에는 이런 자료가 별로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사진 역사가 워낙 미국, 유럽 등 서구를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기술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무엇보다 절대적인 사료의 양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진가라고 하면 많이 알려진 몇 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80년대 이전의 작업이나 작품을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연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1929-1982 : 인사이드 아웃>은 꼭 가봐야 할 전시입니다. 쉽게 보기 힘든 200여 점의 근대 한국 사진 작품과 다양한 사료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예술의 제도와 형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 사진의 근대사를 탐구한 전시는 1929년 정해창 작가의 <조선 예술 사진 전람회>를 시작으로 20세기 중반 살롱 사진과 리얼리즘 사진의 대결, 그리고 여러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사진까지 다양한 부문의 자료를 모아 놨습니다.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전체 흐름을 짚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인상적인 몇 가지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1940년대에 찍은 구왕삼 작가님의 <콩나물>입니다. 몇 가지 정물 소품을 놓고 찍은 작품으로 사진 역사에 이름이 남은 외국 작가들이 몇 명 있는데요. 구왕삼 작가님의 사진은 충분히 그 못지않게 아름다웠습니다. 


역광으로 담은 시골 풍경과 언덕 위의 작은 집, 순수한 어린이들의 모습, 법정에서 선고받는 여인과 아이, 발가벗겨진 생닭 옆에 위풍당당 서 있는 장닭은 때론 재치를, 때론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사진이 있었고, 이런 작품을 찍는 사진가들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지요. 1960년 일본에서 펴낸 세계 사진 연감에 매그넘 사진가 르네 뷔리와 나란히 실린 임응식 작가님의 사진은 한국 사진가의 공력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사진 08.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또하나 즐거운 경험은 작품 수장고와 연결된 개방형 수장고에 전시된 작품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19세기 후반 고종의 사진부터 한국 최초 천연당 사진관의 작품까지 1890~1920년대 사이 한국에서 찍은 빈티지 사진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뮤지엄한미 개관전은 한국사진사에 관심 있는 관객이 아니라도 다양한 사진 작품을 만나는 기회이므로 한번 가보길 권해 드립니다.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뮤지엄한미 전시 전경. 2022.



마지막으로 한국사진사에 관심 있는 분께는 아래 책들을 함께 추천해 드립니다. 


- 박주석 지음, <한국사진사>, 문학동네, 2021

- 최인진 지음, <해강 김규진과 천연당 사진관>, 아라, 2014

- 이경민/사진아카이브연구소 지음, <카메라당과 예술사진 시대>, 아카이브북스, 2010


참조 자료.

- 최다운, “중국의 근대사진을 만나다”, 아트렉처, 2021년 7월 

https://artlecture.com/article/2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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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다운_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로 뉴욕의 사진 전문 갤러리에 대한 <뉴욕, 사진, 갤러리>를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