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Niney et Marca Architectes, agence Pierre-Antoine Gatier.
Photo Maxime Tetard
최근 파리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미술관을 꼽자면, 아마도 부르스 드 꼬멕스- 피노컬렉션(The Bourse de Commerce — Pinault Collection) 일 것이다. 파리의 가장 중심부, 심장에 위치한 이 곳은 안도 타다오(Ando Tadao)의 지휘 아래 리모델링을 걷혀,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2006년 부터 시작된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의 대대적인 프로젝트는, 최근 역사적인 첫번째 전시의 막을 내렸다. 이 전시는 약 40년간 축적된 피노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Bourse de Commerce는 15세기의 메디치가의 궁전을 위해 세워졌던 파리 최초의 독립 기둥과 18세기 특유의 금속 유리 돔 디자인이 고즈넉하게 남아있는 건축적 역사가 남아있는 건물이다. 이는 안도 타다오에 의해, 파리의 아름다운 건축물의 역사를 지키는 것과 동시에, 안도 타타오만의 외관을 노출하는 기법이나, 미니멀리즘적인 표현이 더해져, 파리의 아름다움과 현대 미술의 전위성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다.
원형 건물의 특성 상, 건물의 중심부는 광활한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어, 주로 설치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각층의 계단과 복도는 전부 중심부를 향하고 있어, 어느 각도에서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것이, 이 미술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의 갤러리는 다양한 회화작품이나, 사진, 비디오 등을 선보이며, 한 공간, 한 공간마다 분위기를 환기 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피노 컬렉션은 다양한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 중 가장 반가웠던 작가는 단연,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이었다. 케리 제임스 마샬은 1955년생의 미국 버밍엄 출신의 작가로, 흑인을 주제로 한 초상화를 주로 작업한다. 그의 작품은 미국의 인권운동역사와 그를 옆에서 겪은 자신의 개인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그의 캔버스 위, 힘있게 표현된 흑인 피사체는, 그의 개인적 백그라운드를 함께 보았을 때, 더욱 더 혁명적 의미를 가진다.
피노 컬렉션에 소개된, 이 몇 가지 작품들은, 블루 컬러의 사용 방식이 굉장히 흥미롭다. 블루라는 컬러가 가지고 있는, 우울이나 비극의 상징은 관객에게 하여금 당시 흑인 인권문제의 역사 속에서 성장했던 작가의 배경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또한, 색의 상징적 기능을 넘어서, 유난히 화이트가 많이 섞여진 블루는 자연에서 우리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색이다. 이는 캔버스 안의 세상이 신비롭고, 미스테리어스하게 느껴 지게끔 한다. 이 불분명하고 탁한 블루가 주는 이질감은 일상적인 피사체와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비현실적인 오브제들을 하나로 연결시킨다. 그리고 이는 뻔하게 재단 되지 않은 구도와 어우러져, 케리 제임스 마샬만의 독특한 미감을 선사한다.
이를 알아보고, 발굴했던 피노의 미감은 역시 탁월하다. 흔히, 파리에서는 “이 작품, 피노가 샀대.” 라는 말이 그 작가의 성공을 좌우할 만큼, 피노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한 현대미술 수집가 이다. 앞으로의 브루스 드 꼬멕스-피노컬렉션 이 선보일 수많은 작품과, 그와 대중이 만날 수 있는 이 장은, 앞으로의 현대미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역시도 기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