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_ Fondation Cartier)
장 누벨 ( Jean Nouvel)이 설계한 까르띠에 재단의 미술관에서 사라 제는 지상층 갤러리의 유리 벽 위로 움직이는 이미지를 쏘아 건물을 마치 마법의 등처럼 변모시키고, 그곳에서 이미지들은 충돌하고 크기를 바꾸며 사라지다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관람객들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허리 높이에서 떠도는 플라네타리움을 연상시키는 조각품에 매료된다. 이 둥근 구 형태의 조각은 사진, 오브제, 빛, 소리, 영상을 담은 프로젝터와 찢어진 종이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인 이 조각품의 뼈대는 얇은 메탈들이 새의 둥지의 형태를 하고 있고, 그 형태의 사방으로 다양한 오브제들이 놓여있다. 그 오브제들은 해체되기도 하고, 부자연스럽게 합쳐지기도 하면서 빔 프로젝터에서 비추는 영상을 왜곡시킨다. 새 둥지 형태의 안쪽에는 찢어진 종이들이 걸려있고, 이러한 종이들에 빔 프로젝터의 영상이 비춤으로 인해서 우리는 온전한 영상을 볼 수 없다. 즉 찢어진 종이들 처럼 영상 또한 찢어진 형태로 보인다. 이는 마치 수많은 종이들이 각기 다른 영상을 비추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부분 별로 다른 영상이 무질서 속에 쏟아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구조물을 통과해 전시장의 바닥에까지 영상이 흩어진 형태로 보인다. 이러한 형태는 무질서 속의 어지러움을 시각적으로 극대화 해 관객에게 시각적인 불안정감을 제공한다. 또한 찢어진 종이뿐만 아니라 볼에 담긴 물 그리고 선풍기와 조명이 하나의 다른 영상처럼 보이게 설치되어 있다. 볼에 담긴 물을 선풍기의 바람으로 움직이게 하면서 빛을 바닥으로 비추고 있는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에서 바닥에 또 다른 하나의 움직이는 영상이 보이는 것과 같은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라 제가 모아 놓은 형상은 극대화되었다가 아주 작아지는 크기의 전환과 자연 현상을 보여준다. 채집한 이미지들은 일상 속 재료들이 눈앞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포착한다.
그녀가 선택한 오브제들을 변화하기 쉬운 것들로 파괴시켜 전시가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종이도 원래의 형태가 아닌 찢어진 형태들의 종이 또는 묶이거나 잘려나간 끈들이 철근에 걸려있다. 그리고 마치 이 조각품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인 듯한 무작위로 걸린 빔 프로젝터와 이를 통해서 비추어지는 영상을 조각난 종이들에 비춤으로 인해 마치 영상 또한 사방으로 찢어져 잘린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선택한 영상에는 대부분 자연적인 요소가 담겨있다. 하늘의 움직임 또는 바다 혹은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 등 끊임없이 움직이는 영상들로 인해 전체의 시각적인 무질서가 더 극대화된다. 이러한 다양한 이미지로 오브제, 시간, 기억과 우리와의 관계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내부와 외부, 허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불분명한 그녀의 새로운 설치 작품은 건축, 조각, 영상을 한데 모아 공간 전체를 재 디자인하고, 그녀의 공간에 관객을 초대한다.
자세히보기: https://www.fondationcartier.com/en/exhibitions/sarah-sz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