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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이 주는 힘 | ARTLECTURE

초록색이 주는 힘

-현재를 살아가기 Project –2-

/Site-specific / Art-Space/
by uumin_ol
초록색이 주는 힘
-현재를 살아가기 Projec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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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초록색이 주는 평온함 덕분에 나는 초록색의 풀들과 현재에 안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초록색이 가득 담긴 피터 도이그(Peter Doig)와 허빈 앤더슨(Hurvin Anderson)의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면 당신은 편안함을 느끼면서 현재에 안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초록색의 향연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리거나 눈이 정화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현재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많은 사람은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계획하고 걱정하느라, 혹은 미래의 더 나은 나를 그리고 더 나은 일상을 만들기 위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미래보다 현재에 안주하기 위해서는 여행을 떠나는 방법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통해 오롯이 의 존재를 발견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에서 한 달간 살게 되었을 때 나는 초록색의 풀들과 나무들에서 평온함을 느꼈고 현재에 안주할 수 있었다. ‘초록이라는 색이 주는 힘은 대단했고 빛과 함께할 때의 초록과 빛이 없을 때의 초록은 각기 모두가 매력이 있었으며 그것의 존재들은 내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었다. ‘초록색은 주로 편안함과 자연, 조화 등의 이미지를 띄고 기분을 온화하게 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피곤한 상태에서의 우리는 평소보다 초록색에 더 눈길이 갈 것이다. 초록색은 뇌의 흥분을 진정시키고 피곤한 눈이나 몸을 쉬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이러한 이유로 내 방 곳곳에 초록색 물체나 초록색 식물을 놔두었던 기억이 있다. 초록색이 주는 이러한 평온함 덕분에 나는 초록색의 풀들과 현재에 안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프라이부르크 대성당 (Freiburg Münster) / 프라이부르크 호수공원 (Freiburg Seepark)


 

풀들을 매력적으로 그리기란 참 어렵다. 햇빛의 양부터 그때의 시간과 감정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그 풀들이 누군가에게는 조잡해 보일 수도, 누군가에겐 평온함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수많은 작가가 작품 곳곳에 초록색의 향연을 펼쳐내고 관람객은 그것을 통해 편안함을 느낀다.

 


peter-doig, White Canoe, 1997 /  영화 13일의 금요일 스틸컷

 

피터 도이그(Peter Doig)’ 작가는 그런 풀과 나무에게 시간과 감정을 가장 잘 담아낸 작가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의 선별적인 기록물들에서 영감을 얻는 피터 도이그는 여러 사진을 견본화 하고 결합하여 기억이나 감각을 끄집어내는 작가로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으며 허빈 앤더슨(Hurvin Anderson)’의 스승이기도 하다. 현재 독일의 대학에서 교수직을 겸임하고 있는 피터 도이그는 환상과 현실 사이를 넘나들고 서사시적인 스케일을 통해 모호한 해석들로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이다.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 수많은 연작을 그려내기도 했다. 잔인한 살인 현장은 뒤로하고 호숫가의 아름다움만 간직한 채 고요한 풍경만을 품고 있는 대형 작품을 그려냈다.

 

 Peter-Doig, Figures-in-Red-Boat, 2005 / peter-doig, milky-way


 

<Figures-in-Red-Boat> 작품 중 무심하게 호수가 뒤편에 서 있는 나무들은 비어있는 뒷공간의 배경을 센스있게 채운다. 호수가 뒤편에 수많은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있었겠지만, 작가는 빛을 받은 나무와 잎들만을 그려 넣었다. 화면 전체의 공간에서 배는 강렬한 붉은 색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뒤쪽의 이파리들은 붉은색과는 정반대의 색인 초록색을 띠면서 공포의 분위기 속에서도 어딘가 평온함을 전달한다. 붉은색과 반대되는 초록을 배치함으로 감상자를 마법의 세계로 이끌고 신비로운 느낌을 제공한다.


<milky-way> 작품은 유화 작품으로 환상적인 공간을 구성한다. 밤하늘과 그 밤하늘을 비추는 물, 그리고 초록색이 만연하는 풀과 나무는 감상자에게 시각적으로 편안한 인상을 주어 이 장소를 모르는 관람객 또한 이곳을 아는 느낌을 받는다. 풀의 표현방식에서는 개개인마다 다르고 끊임없이 연구해나가야 하는 분야이다. 피터 도이그는 초록색의 풀들을 단순한 색 변화와 단순한 표현만으로도 관람객에게 환상적인 공간이라는 느낌과 더불어 오묘하면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한다. 이렇게 초록색의 풀들은 작품을 매개로 하여금 관람객들에게 평온함을 주어 현재에 안주하게끔 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  프라이부르크 저녁하늘


 

독일에서 지낼 때의 사진들을 보면 외부에서 찍은 모든 사진에 초록빛이 항상 곁들어 있다. 그곳에서 지낼 때 가장 좋았던 것을 딱 하나만 고르자면 그것은 바로 바깥 어디서든 초록색의 잔디밭에 누워서 높은 건물에 가려지지 않은, 말게 뚫린 하늘의 하얀 구름과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방이 풀과 나무로 둘러싸여 풀 냄새를 항상 맡을 수 있었던 것도 나의 가장 큰 행복이었다.

한국의 여름은 습하지만, 독일의 여름은 습하지 않아 나무 그늘에만 가면 선선한 공기를 마주할 수 있다. 해를 내리쬐다가 그늘에 들어가면 그제야 현실에 안주하며 작은 숨을 내뱉곤 했다.

 


 Hurvin Anderson, Peter's Series: Back, 2008 / Hurvin Anderson, Siding, 2013 



 

자메이카 혈통의 영국 화가인 허빈 앤더슨(Hurvin Anderson>’의 작품들은 그런 더운 여름날 찾게 되는 그늘과도 같다. 허빈 앤더슨은 이발소 풍경, 길거리 간판, 풍경 등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미지를 소재로 작업한다. 그의 풍경 작품에는 다양한 초록색의 풀들과 나무들이 존재한다. 건물과 함께 있는 초록색의 발자취는 물론이고 무수한 나무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러한 작품을 보다 보면 더운 여름날 그 나무 밑으로 들어가고 싶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들로 관람객에게 다가간다.

<Siding>이라는 오른쪽의 작품은 많아봤자 1~4번의 단계로 그만의 풀들을 담아내었다. 극사실주의의 풀이였다면 받지 못했을 그 공간의 기억과 시간의 기억을 이 작품은 그만이 표현해 내는 초록빛의 나뭇잎으로 내가 그 공간에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그와 동시에 알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곳의 느낌을 전해 받음으로 미래를 위해 계획하고 과거를 후회하는 대신 그 작품을 매개로 공간의 동시성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에 충실해지기에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Hurvin Anderson, Ascent, acrylic on paper laid on board / Chicken Wire (2008), Hurvin Anderson


 

왼쪽 <Ascent> 작품은 구상과 추상의 사이 어딘가의 한 지점을 담고 있다. 다채로운 색깔들이 모여 있지만 평온한 느낌을 감상자에게 전달하는데 그 중심을 초록색이 잡고 있다. 그의 많은 작품은 인공물과 자연이 한 화면을 공유하는 형태가 많은데 왼쪽의 작품은 나무와 풀 사이에 있는 계단 덕분에 점점 더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다.

 

오른쪽의 <Chicken Wire> 작품은 이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판매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허빈 앤더슨의 Country Club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육각형의 섬세한 스크린으로 가려진 빈 테니스 코트를 비교해서 보여준다. 앞에서 언급한 피터 도이그(Peter Doig)’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억과 미디어화된 클리셰를 통해 낭만적인 풍경화를 제시한다면 앤더슨은 목회자의 배척과 금지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거의 감지할 수 없는 장벽을 가지고 관람객에게 보여준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앤더슨의 회화는 자메이카 이민자 가족 출신으로 영국에서 자라며 경험한 기억들, 자신의 뿌리가 스쳤을 캐리비안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등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앤더슨의 많은 작품은 명확한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혼재되고, 뒤섞이고, 만들어진 화면을 구성하기에 우리는 혼재된 화면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나 육각형의 철망 사이로 보이는 초록색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초록색과 정 반대 색인 붉은색과의 대비는 오묘한 느낌을 전달하고 그 속에 자리한 나뭇잎과 네트 중앙의 초록색은 관람객에게 평온함을 역시나 전달한다. 덩어리진 초록색 풀 중 철망 사이로 삐져나와 빛을 받은 연둣빛 잎들은 그 공간의 기억과 추억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듯하다. 막연히 이 작가의 배경을 모르고 봤다면 멋진 풍경화네라고 느꼈겠지만, 앞의 내용을 알게 된 이상 나는 초록색의 향연 속에서 보이는 철망에 눈길이 간다.

 

초록색이 주는 평온함 덕분에 나는 미래와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재에 안주할 수 있었다. 허빈 앤더슨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한 기억을 현재에 녹여내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우리는 과거의 기억을 담아낸 작품을 매개로 다시 그것을 감상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여행으로 현재에 안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다음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한 기억이 매개된 작품을 감상하며 현재에 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리고 이 짧은 글에서 소개된 작품들을 되돌아보며 초록색의 향연을 다시 마주해보기를 제안해 본다. 피곤한 퇴근길, 혹은 하굣길, 커피를 마시며 마주하게 되는 이 글 속 작품들과 사진들은 당신을 현재에 안주하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초록색의 향연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리거나 눈이 정화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현재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



참고 :

1. GREEN - 인내심근면함은 초록에서 드러난다 (일 잘하는 그녀의 컬러 스타일북, 2011.9.14. 황정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48452&cid=42820&categoryId=42820

2. https://blog.naver.com/leespider/221104100405 _ 허빈 앤더슨

 

사진 출처 : 

작품1 : https://arthur.io/art/peter-doig/12

13일의 금요일 스틸컷 : https://blog.naver.com/chbadafx/220405105466

작품2 : https://wsimag.com/montreal-museum-of-fine-arts/artworks/36494

작품3 : https://arthur.io/art/peter-doig/milky-way

작품4 : https://seattleartistleague.com/2019/12/10/hurvin-anderson/

작품5 : http://www.contemporaryartcuratormagazine.com/home-2/hurvinanderson

작품6 : https://www.bloglovin.com/blogs/contemporary-art-daily-1202338/hurvin-anderson-at-rat-hole-6931474755

작품7 : https://www.apollo-magazine.com/exotic-dan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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