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절망' & '시선과 시선' <학교는 끝났다>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받은 세바스티앙 마르니에르 감독의 <학교는 끝났다> (2018)는 두 가지 절망과 두 가지 시선으로 이뤄진 작품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학교는 끝났다>는 표층적으로나 심층적으로나 무언가를 담론할 만한 주제를 갖춘 영화다. 이와 같은 교육적 역할은 프랑스 예술영화의 특징 중 하나로, 이 영화의 경우 로빈 캉필로 감독의 <120BPM> (2017)처럼 행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학교는 끝났다>는 영재반 학생들 중 여섯 명의 눈길과 행동을 빌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함을 넘어 차가운 태도를 한결같이 유지한다.

영화는 영재반 학생들을 교실 뒤에서 바라보다가 갑자기 창밖으로 투신하여 미동도 없이 바닥에 엎드려 누워있는 한 교사를 버즈 아이 뷰 숏으로 비춘 다음, 이 상황을 전혀 감정이 없는 것처럼 응시하는 여섯 명의 학생을 로우 앵글 숏으로 담아내며 시작된다. 두 가지 카메라 구도가 충돌하면서 대위법적으로 완성된 시퀀스는 관객으로 하여금 초반부터 영화 제목이 '학교는 끝났다'라고 지어진 이유나 의도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언급된 구도의 충돌은 교사가 가리키는 기성세대의 교육방식과 여섯 명의 학생이 나타내는 요즘 세대가 요구하는 교육방식 간의 대립을 의미한다. 프랑스 교육은 극심하게 대학입시에 치우친 한국 교육에 비해 학생의 자주적인 생각을 장려하는 토론 수업이나 프로젝트형 수업 문화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졌지만, 독일과 같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학업과 고등교육에 더욱 치중한 교육제도로 인해 일각에선 교육의 다양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교사가 고등교육 중심 제도를 고착화시킨 기성세대를 상징한다면, 영재반 학생 여섯 명은 지나치게 표준화되어가는 교육에 절망감을 느끼며 이에 대한 항의로 투신한 교사를 가만히 관조한다. 또한, 교사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영재반을 개설해 특정 학생을 관리하는 일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기성세대라면, 여섯 명의 학생은 교사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을 드러내는 젊은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교사는 학생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교과서 이외 정치, 과학, 기술,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를 학생들끼리 논의할 수 있는 수업활동을 고안해야 한다. 그러나, <영화는 끝났다>에서 교사들은 학생의 성적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더 나아가, 영재반 개설은 영재반에 속하지 않는 학생의 불편한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학업역량 측면에서 다른 학생보다 월등히 앞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반을 개설하거나 학생마다 지니고 있는 잠재력이 다르므로 수준별 수업을 운영하는 게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만, 교사가 학생들을 생활 지도할 때 교과 학습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차별대우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대체교사로 학생을 가르치게 된 '피에르(로랑 라피트)'와 달리 나머지 교원들은 학생지도를 할 때 영재반 학생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를 넌지시 드러낼 뿐만 아니라 영재반 학생 여섯 명이 의견을 제시하면 교원들은 쩔쩔매면서 이들의 요구를 들어준다. 차별적인 지도로 인한 나머지 학생의 불만은 극 중에서 폭력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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