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젊음, 열기, 연결 - TAGADA | ARTLECTURE

젊음, 열기, 연결 - TAGADA

-Florian Rainer-

/World Focus/
젊음, 열기, 연결 - TAGADA
-Florian Rainer-
VIEW 38

HIGHLIGHT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공중에 정지해 있는 남성의 포즈는 스턴트 묘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한껏 몸을 기울이며 균형을 잡고 뽐내는 이들과 담뱃불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이들, 히잡을 쓰고 친구들과 외출한 소녀도 프레임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라이너는 타가다를 둘러싸며 흘러간 시간을 카메라 프레임을 통해 바라 보고, 기록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는 대관람차인데, 빈의 기념품 가게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상징입니다. 영화 <비포 선 라이즈>의 두 주인공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 이 대관람차는 빈 남쪽에 있는 프라터에 있습니다. 원래 왕가의 사냥터였던 프라터는 1766년 일반에 개방한 이후 지금까지 수백 년 넘게 빈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프라터에는 80여 개의 크고 작은 놀이기구와 상점이 있는데, 특이하게 사업자가 하나가 아니고 여러 주체가 놀이기구 하나하나를 각각 소유,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여섯 가족들이 놀이기구를 나눠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전시 전경, TAGADA, 플로리안 라이너, Westlicht, , 오스트리아.



이곳 프라터 한편에 빈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 있는 타가다(TAGADA)가 있습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원반 위에서 스릴을 즐기는 타가다는 유년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공간입니다.


오스트리아 사진작가 플로리안 라이너(Florian Rainer)는 타가다를 중심으로 모여든 군상에 주목했습니다. 라이너는 원반 위에 서 있는, 그리고 그곳을 맴도는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시 전경TAGADA플로리안 라이너, Westlicht, 오스트리아.


프레임 속 타가다에서는 열정과 흥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이너가 바라본 타가다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였습니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한 시절, 하나, 둘 모여든 젊은이들이 서로의 시간을 나누고, 삶을 공유하며 그룹을 이뤘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공중에 정지해 있는 남성의 포즈는 스턴트 묘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한껏 몸을 기울이며 균형을 잡고 뽐내는 이들과 담뱃불을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이들, 히잡을 쓰고 친구들과 외출한 소녀도 프레임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라이너는 타가다를 둘러싸며 흘러간 시간을 카메라 프레임을 통해 바라 보고, 기록했습니다. 



전시 전경TAGADA플로리안 라이너, Westlicht, 오스트리아.



물론 타가다의 현실이 사진 속 열기와 흥분처럼 신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라이너가 사진집에 실은 몇몇 목소리는 프레임 밖에서 동시에 흘러갔던 세월의 속살을 살짝 엿보게 해 줍니다. 


가족 사업으로 수십 년 동안 타가다를 운영한 주인은 가족들, 젊은이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관광객과 난민들까지 시대에 따라 달라진 방문객을 언급하며, 조금씩 달라진 프라터의 분위기를 말합니다. 갈 데 없던 젊음의 안식처로 타가다를 추억하는 청년은 눈에 보이는 화려함 이면의 어두움 또한 그곳에 있었다는 걸 숨기지 않습니다. 



전시 전경TAGADA플로리안 라이너, Westlicht, 오스트리아.



그들의 목소리와 라이너의 프레임이 한자리에 모여 타가다의 진실한 풍경을 그려냈습니다.




전시 전경TAGADA플로리안 라이너, Westlicht, 오스트리아.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최다운은 이미지를 만나며 떠오른 감정과 생각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보고 읽는데 더 큰 흥미를 갖고 있으며, 뉴욕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 탐방기인 『뉴욕, 사진, 갤러리』(2021)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