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과 이미지
기반의 현대미술을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 《경계의 에포케》가 뮤지엄한미 삼청별관에서 오는 7월 20일까지 열린다. 작가 양승원은 디지털 시대에 ‘사진’이 지닌 본질적 질문과 경계를 사유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사진과 렌더링, 입체적 구성, 조형 오브제 등을 통해 실재와 환상, 기록과 창조 사이에서 펼치는
다양한 실험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전시 제목 속 ‘에포케(Epoche)’는 현상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 않고, 판단을 유보한
채로 대상을 응시하는 철학적 태도를 뜻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시청각 경험의 익숙함을 흔들고, 사진의 고정된 정의를 벗어난 새로운 시각적 감각을 제안한다.
POINT. 1 프레임의 바깥, 사진의 경계를 묻다
전시의 첫
번째 섹션에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오랜 시간 지녀온 ‘기록’ 혹은 ‘재현’의 역할을 낯설게 만드는 작업들이 소개된다. 작가는 3D 렌더링, 합성,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이미지의 가변성과 가공성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인지, 혹은 조작된 환상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평면 이미지처럼 보이는 작품들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입체 구조물의 레이어를 드러내며, 사진과 조형의 경계를
해체하고 확장된 공간 인식을 유도한다. 이는 ‘사진’이 단순히 셔터를 누른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의 조형적 조작과 사유의
산물임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뮤지엄한미, 《양승원 :
경계의 에포케》 전경 © Museum Hanmi
POINT. 2 현상과 실재 사이, 감각의 공백을 가로지르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양승원의 작업이 보여주는 ‘경계적 감각’이 더욱 심화된다. 그는 현실을 촬영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렌더링된 가상의 공간, 혹은
현실과 가상을 혼합한 구조를 통해 시각적 혼란을 유도한다. 이 같은 작업들은 관람자에게 감각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전시
공간 곳곳에는 이러한 ‘불확실성의 틈’이 설치물 형태로 구현되어
있으며, 감상자는 그 틈 사이를 직접 통과하거나 바라보면서 사진의 본질에 대한 체험적 사유를 이어가게
된다. 작가가 지향하는 에포케의 태도—즉 판단을 유보하고, 다시 보고, 새롭게 바라보는 자세—는
이처럼 작업과 전시 방식 전반에 녹아 있다.
뮤지엄한미, 《양승원 :
경계의 에포케》 전경 © Museum Hanmi
DINING
스미스가 좋아하는
테라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35-3 1층
화요일 - 토요일 10:00 - 18:00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무
© 스미스가 좋아하는 테라스
뮤지엄한미
삼청별관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스미스가 좋아하는
테라스’는 북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브런치를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다. 이곳은 이름처럼 ‘누군가의 취향이 묻어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전한다. 따스한 채광이 가득한 실내 공간과, 계절의 변화를 바로 마주할 수 있는 테라스는 긴 여운을 남긴 전시 감상 후,
조용한 사유의 시간을 연장하기에 더없이 좋다. 미술관을 나와 삼청동의 조용한 골목을 따라
걸으며 도착한 이 공간에서, 오롯이 나만의 감상과 휴식을 음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