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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술관으로서의 뮤지엄 클러스터 | ARTLECTURE

포스트 미술관으로서의 뮤지엄 클러스터


/Insight/
by 유빈
포스트 미술관으로서의 뮤지엄 클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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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간송미술관을 필두로 한 대구의 시각예술 클러스터 조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더욱 숱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화 클러스터의 개념은 무엇이고, 국내에서는 어떻게 발달한 것일까? 본 원고는 전시회 붐이 만연한 국내의 전시 동향에 맞춰 포스트 ‘전시회 붐’을 대비할 수단으로서 뮤지엄 클러스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신흥자본국, 유럽, 영미권, 아시아의 4가지 권역의 사례 분석을 통해 해외에서는 어떠한 양상으로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례 없는 ‘락다운’을 겪으며 박물관과 미술관을 비롯한 문화기반시설에서는 자생적인 생존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관람객이 뮤지엄으로 오지 못하는 상황 속, 많은 기관에서는 디지털 매체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디지털 뮤지엄’이라는 새로운 상을 선보였다.


이는 2030세대에게 박물관과 미술관이 고리타분하거나 엄숙한 장소가 아니라는 신선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계기로 작동하여, 젊은 세대층에서 자발적으로 ‘전시’를 여가 콘텐츠로 선택하는 경향이 새로이 대두되었다.



분야별 문화예술 관람 경험률 추이(전시) ⓒ필자 작성



실제로 2023년 5월 서울문화재단에서 공개한 「2022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문화예술 주요 10개 장르별 관람률 중 미술관과 박물관에 해당하는 수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코로나19 기간 내 문화 향유 인구의 절대적 양적 감소와 대비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해외 컬렉션 순회전 포스터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



이와 동시에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주도로 블록버스터급 해외 컬렉션 순회전 전시가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2022~2023년이 가장 두드러지는 해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서울시립미술관의《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등이 이에 해당하며 두 전시 모두 약 3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큰 호응을 받았다. 



더 현대 알트원 전시 포스터 ⓒ알트원



이뿐만 아니라 민간 및 대기업 자본 중심의 전시 콘텐츠 확산 열풍이 번지고 있는데, 더 현대(현대백화점) 서울점에서는 전문 전시 공간인 알트원(ALT.1)을 백화점 안에 포함하며 전통적인 뮤지엄 개념과 상충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유례없는 국내의 ‘전시회 붐’ 현상으로 인해 오늘날 한국의 뮤지엄 생태계에서는 포스트 ‘전시회 붐’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대비해야 하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구 시각예술 클러스터 조감도 ⓒ대구광역시



본 원고에서는 대구를 필두로 한 국내의 문화예술 클러스터에 주목해, 포스트 ‘전시회 붐’의 한 가지 갈래로 ‘뮤지엄 클러스터’의 사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9월호에서는 우선 국내 문화 클러스터의 형성 과정과 기본적인 역할 및 기능을 살펴본 후 10월호에서 구체적인 해외 사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필자는 문화 집적 지구의 역할을 하는 ‘클러스터’가 전시 소비 양태의 변화를 겪고 있는 국내 뮤지엄 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국내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철저히 구분된 독립적인 기관으로, 전시 기획 및 소장품 보존과 같은 기능이 서로 연결되거나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가 및 지자체와 민간의 영역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어 지역 내 자생적인 융합 전시 콘텐츠가 기획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뮤지엄 클러스터는 문화 집약적 속성을 가져 지자체의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공간의 브랜드와 분위기 창출 및 자본 확보의 용이성 측면에서도 큰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국외 유수의 뮤지엄 클러스터 분석을 통해 국내에 어떤 방식으로 도입될 수 있고, 어떤 차별화된 지점을 특장점으로 활용해야 하는지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우선 뮤지엄 클러스터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빈 미술관 지구 ⓒKasa Fue



뮤지엄 클러스터는 창조 인력 육성, 예술 관광객 유치, 도시 재생 촉진 등의 다양한 경제·사회·문화적 효과의 창출을 위해 유사한 성격의 박물관 또는 미술관이 함께 협력하여 일정한 단지를 이루며 상호 기능과 역할을 보완 및 강화하는 문화예술 집적 특구를 의미한다.


이러한 집적 지구는 문화기반시설이 단순하게 독립되어 있는 개별 협의체로서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공간으로서 인지되어 기관마다 혼재된 백화점식 박물관 및 미술관 전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부천 및 부산 축제 포스터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



국내에서 문화 클러스터의 개념이 대두 및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정부 시기 「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이 제정되면서부터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문화 클러스터 진흥 정책이 전개됨과 동시에 특정한 지역과 고유 콘텐츠를 연계한 지방 문화진흥 산업이 등장하였는데, 이제는 모두에게 널리 알려진 부천시-만화, 부산광역시-영화가 이 당시 문화진흥 정책에 의한 산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지방 자치제의 부활로 지역 단위의 경쟁력 제고가 각 시, 군의 핵심 과제로 작동하며 ‘문화벨트’와 ‘문화단지’ 등의 명칭으로 문화 클러스터가 국내에 적극 수용되기 시작하였는데, 제주도, 영월군, 부천시 등의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도입되었다.


하지만 공립 주도로 획일화된 국내 문화지구의 형성 과정은 문화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인 ‘독자적인 개발 과정’과 ‘고유의 운영 형태’라는 요인을 충족시키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이로 인해 다양한 주체와 여러 기관이 섞이지 못한 채 제도권 박물관의 형성 원리와 운영 과정을 답습한 형태만의 클러스터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


즉, 국내 뮤지엄 클러스터의 형성 과정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전개되어 초기 문화지구의 형태를 견인함에는 성공하였지만, 클러스터 자체의 부족한 시너지 효과로 지역 경쟁력 확보에는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 생산 주체의 이해와 더불어 독자적인 문화지구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범주화하여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 내셔널 몰 ⓒMatti Blume



이에 본 원고에서는 신흥자본국, 유럽, 영미권, 아시아라는 4가지 갈래의 문화 클러스터를 분석하여 국외에서는 어떤 특장점을 지니고, 지속적 운영이 되고 있는지 파악해 보고자 한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이 포함되는 신흥자본국에서는 사우디 알룰라 문화지구와 아부다비 사디아트섬 문화지구를, 유럽 권역에서는 베를린 박물관 섬과 빈 미술관 지구를, 영미권에서는 워싱턴 내셔널 몰과 필라델리아 파크웨이 박물관 지구를, 아시아 지역에서는 홍콩의 서구룡 문화지구와 싱가포르 길만 바락스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후 10월 원고로 이어집니다.


참고자료

양지연, 2012, 「박물관 클러스터의 형성과 운영- 스미소니언 인스티튜션 사례연구」

김성묵, 차현희, 2012, 「문화산업단지(산업클러스터) 조성 정책 사례 분석」

조해진, 2022, 「4차산업혁명시대에 지역문화클러스터 전략적 계획요소에 관한 고찰 -강릉시의 사례를 중심으로-」

신자은, 2021, 「부천 박물관 클러스터의 형성과 전개-박물관밸리 계획과 클러스터의 과도적 운영(2002-2017)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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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유빈_뮤지엄텔러, 박물관과 미술관의 '매개'를 주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