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우리는 관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 ARTLECTURE

우리는 관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능수능란한 관종》展-

/Art & Preview/
by 이아름
Tag : #리뷰, #기획전
우리는 관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능수능란한 관종》展-
VIEW 955

현재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3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국제 기획전인 《능수능란한 관종》展을 선보인다. 능수능란은 ‘어떠한 일에 능숙하고 솜씨가 좋다는 뜻’으로 다재다능한 긍정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반대로 관종은 ‘관심종자를 줄여 말한 뜻’으로 관심을 받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부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이처럼 전혀 반대되는 성질의 두 단어를 한데 묶어 전시 주제를 선택한 것에는, ‘관종’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되는 현실이 왔기 때문이다. 현 사회는 자기 스스로를 어필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본인 PR 시대’에 놓여있다. 모두가 앞다투어 자신의 재능과 매력을 유감없이 온라인에 홍보하고 있으며, 이것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는 관심을 추구하는 행위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가 직면한 사회의 본질적인 부분임을 지각해야 함을 뜻한다. 따라서 전시는 이 부분에 주목하여, 관종이란 단어를 하나로 정의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상황과 개념에 따라 매우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어떠한 결론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가 아닌, 관람객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능수능란한 접근을 통해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관종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열린 공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참여자로는 작가, 연구자, 큐레이터, 비평가 등 국내외 23팀이 함께해 주었으며, 사진, 조각, 영상, 연구, 비평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136점을 소개한다. 



능수능란한 관종 참여 작가


전시 서론


전시 배치도


컬처 코뮌

신민, <미진, 유진>



처음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기도 전에, 양측의 거대한 조각상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각상은 그 옛날 이정표 역할을 자처했던 한국의 장승이 떠오르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봤을 것 같은 만화 캐릭터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 조각상은 신민 작가의 <미진, 유진> 작품으로써, 친근하면서도 직관적인 모습이 관람객들에게 익숙함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더불어 조각상의 어마어마한 크기는 관람객들에게 이정표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주고 있어서, 작품이 전시의 주제와 일맥상통하다는 느낌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시장을 들어선 순간, 기획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을 많이 느꼈다. 첫 번째는 ‘불친절’이며, 두 번째는 ‘비통일성’이었다.



불친절

전시 내부에 설치된 캡션은, 능수능란한 관종의 주제와 알맞게 ‘거울의 형태’를 띠고 있다. 비치는 것을 고려해서인지, 기본적으로 전시에서 쓰는 폰트보다는 좀 더 두껍긴 했지만, 글을 읽는 것에 있어서 그렇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캡션에 적힌 글을 읽을 때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글이 계속 가려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결국 관람객들은 글을 읽기 위해 몸을 사선으로 틀어서 읽거나, 캡션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너무 피로한 상태까지 가서 관람의 흐름이 끊기는 사태까지 주었다. 캡션은 곧 작품의 정보를 전달해 주는 용도에서, SNS용 거울 셀카의 용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필자는 이러한 점에서, 전시의 주제가 시각적인 부분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니 결국 관람객을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한 전시’가 된 것 같다고 느꼈다. 물론 기획자가 캡션을 거울로 선택한 의도는 충분히 알겠으나, 부산현대미술관이 생태공원에 위치하고 있는 점과 공공미술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관람 대상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것은 기획에서 배제하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조차 전시를 보는데 피로함을 느낀다면, 이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전시인지 다시 한번 고려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전시란, 전시가 개최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 관람객들이 관람하는 것부터가 전시의 진짜 시작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시 서론 거울


 

비통일성

이인철•적야•조재연•현린으로 구성된 콜렉티브인 ‘컬처 코뮌’은, 문화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활동가이자 예술가 4인이 이번 전시를 위해 결성한 팀으로써, 문화 예술 의제를 포함해 비정규직 철폐나 사회적 참사 등 다양한 사회 운동을 결속해 온 사람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잊혔던 조선 사회주의 예술가들의 흔적과 이념을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를 매개로 현시대 사회적 문제를 고찰하고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그들의 단단한 신념은 작품에서도 잘 드러났다. 한쪽 벽면을 빽빽하게 구성한 ‘문화 사회주의 연표’와 ‘전시 상황을 알려주는 미디어의 모습’과 ‘캐리어에 덕지덕지 붙여진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그 당시 사회적 참사를 잘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컬처 코뮌의 ‘사회주의 미술’은 이 전시의 주제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시의 서문에서는 예술, 광고, 정치 등의 영역에서 ‘관심’을 얻기 위해 택하는 방법을 조명한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사회주의 작품을 ‘능수능란한 관종’ 주제에 맞춰 전시하는 것은 너무 끼워 맞추기 식 구성이 아니었나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의도는 좋았으나 통일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제공해야하며, 주제와 일치하지 않는 작품은 전시 공간에서 최대한 배제되어야 한다. 


이 전시의 목적은 다채로운 생각을 통해 열린 공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지만, 실제로 이러한 작가들을 엮어 ‘관종’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에 대해선 모호했으며,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은 전시였다.




컬처 코뮌


컬처 코뮌, <사회주의 연대표>


컬처 코뮌, <어떤 여행>, 2024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이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