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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리고 사랑 | ARTLECTURE

미술 그리고 사랑

/Art & History/
by 공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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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그리고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아직까지 이 질문에 100% 신뢰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놓은 사람은 없다. 사랑하고 있는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데도 말이다. 이것은 아마 각자가 가지는 사랑의 정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일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슬프고 지치는 것이 사랑이고, 또어떤 사람에게는 기대하게 되고 행복한 것이 사랑이니까. 결국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극적이고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사랑은 그만큼 복잡하고, 신비롭고, 때로는 어처구니가 없다.

 

같은 맥락에서, 사랑은 세상 모든 사건의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물론 미술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모든 미술이 사랑 때문에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사랑 없이 지금의 미술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많은 미술학자들과 미술평론가, 미술가, 더 나아가미술을 애호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감히 사랑은 미술, 더 나아가 창작이라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미술작품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증오의 감정에서 글을 쓰지 않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마음으로글을 쓰며, 비평이란 근본적으로 그런 것이라 믿습니다.’ – 로버트로젠블럼

 

그래서 오늘은 사랑이 어떻게 작품의 이유가 되는지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물론 개인적인 시선이다. 하지만 이 시선이 누군가의 감상에 도움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    당신이 좋은 이유

우리는 무언가를사랑하면 자주 바라보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마침내 표현하게된다.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이 특징은 우리의 시선과 표현에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다. 자주 보면 보이지 않던 부분까지 볼 수 있게 되고, 끊임없이 생각하면보지 않더라도 마음 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무언가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 우리는 대상을 좋아하지 않기 힘들다. 당신이 사랑하는, 혹은 사랑했던 이성친구를 떠올려보라. 사소한 것조차 그 사람의 장점이되고 사랑하는 이유가 된다.

 

영화 ‘500일의 섬머’ 


섬머를사랑해. 그녀의 미소를 사랑해. 그녀의 머리칼이나 그녀의 무릎도 사랑해. 목에 있는 하트모양 점도 좋아하고 그녀가 가끔 말하기 전에 입술을 핥는 것도 사랑스러워. 그녀의 웃음소리도 좋고 그녀가 잘 때 보이는 모습도 좋아. 섬머덕분에 내가 마치 어떤 일이든 가능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좋아. 뭐랄까, 인생이 가치 있는 거라는 생각 말야.”

 

고흐 정오의 휴식


고흐는땀에 젖은 채 짚더미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농부의 모습에 애정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곤 그 모습에 빠져그들이 어떻게 누워있는지, 신발은 신고 자는지, 어떤 표정으로자는지, 지푸라기는 어떤지 등 농부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모드 루이스 마차 운전


영화내 사랑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모드 루이스는 자신을둘러싼 풍경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감동시킨 건 그들의 섬세한 표정이나 자연의 세세한 부분이 아닌 사물의 색과 평범한 것들의 조화로움이었던 것 같다.

 

쿠르베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누군가의 친절한 말투, 전해 듣는 즐거운 소식 그리고 반갑게 웃어주는 누군가의 얼굴에 담긴 것은 단지 평범한 일상이지만, 우리는 늘 그런 식으로 삶을 쌓아 올린다. 가끔은 특별하거나 불행하고, 대부분은 아무렇지 않게.

 


2.    사랑은 변하는 거야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하고, 사랑이 변하듯 미술가와 그들이 사랑하는 대상과 그것의 표현 방법은 과거와 현재가 매우 다르다. 또 같은 시대라 할지라도 개인의 특성이나 경험에 의해 미술가가사랑하는 대상은 다르게 표현된다. 가령 과거의 사람들이 추()하다고 느꼈던 식사하는 장면이 지금에 와서는 인스타그램을 도배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것도 단정지을수 없는 상황이니 우리가 그림에서 사랑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게다가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결론 내린 적이 없다. 이때 필요한 건, ‘한번해보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어도 작품을 사랑의 눈으로바라보고, 끝내 바라볼 수 없다면 사랑일 거야!’하며 인정하고 받아들여도 좋다. 어쩐지 대충(?)하는 느낌이지만,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분명 그림을 더 넓게 볼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림을 사랑으로 볼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브뤼겔 ‘시골의 결혼잔치’


브뤼겔이 작품을 그렸을 당시, 사람들은 음식 먹는 모습을 추하다고 생각했었다. 작가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즐겁게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조금은 생각이 변했던 것 같다.


르누아르 스프를 먹는 코코


르누아르는음식을 먹는 아이의 모습을 정말로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니, 아이의 모습을 보면 사랑스러움에 녹아버린 르누아르의 눈빛이 떠오른다.

 

베르메르 ‘부엌의 하녀’


베르메르는우유를 따르는 하녀를 보았다. 그리고 그 분위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단지 한 명의 하녀였지만, 베르메르는 시()의 주인공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한 명의 노인이 있다. 노인은 붉은 옷을 입고 있으며, 이마가 넓고, 머리는 백발이다. 코에는피부병이 있는지 사마귀 같은 것이 한가득 나 있다. 조금만 아래로 눈을 돌리면, 대여섯살쯤 돼 보이는 어린 소년이 있다. 풍성하고 윤기가 흐르는금빛 머리칼에 피부는 잡티 하나 없이 깔끔하다. 소년 역시 붉은 옷을 입고 있다. 아이는 할아버지의 가슴에 한 손을 올리고 눈을 쳐다본다. 할아버지역시 소년을 쳐다본다. 창 밖에는 정말로 창 밖으로 보일 법한 평화로운 풍경이 보인다.


도메니코기를란다요 '노인과 소년'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할아버지와 아이는 매우 다르다. 나이부터 생김새까지하나같이 대비를 이룬다. 어떤 사람은 할아버지의 코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쩐지 이 그림은 사랑의 표현처럼 보인다. 달리 이유는 없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필자가 할머니 손에 자란 사람이기 때문일지도모르겠다.

 


4.    가질 수 없는 너

빛이 있는 곳에는 어둠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 찾아올지모르는 아픔에 대비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에 언제나 착각에 빠져버리기 쉽고,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옳다. 하지만 사랑이 늘 아름답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사랑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버렸을지도 모른다. 아프지만 견뎌야 했고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었던 이야기.

 

장 밥티스트 르노 양치기의 그림자를 더듬는 디부타테스


여성은 남성과 곧 헤어질 것이다. 그녀는 그를 기억하기 위한방법으로 그림자를 선택했다. 그리곤 그림자를 따라 벽에 선을 긋고 있다. 이것은 단지 신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수많은 이야기 중작가가 이 이야기를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케빈 카터 독수리와 소녀


작가는 전쟁과 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 암울한 상황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려고 했고 마음이 아프지만 셔터를 눌러야 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관심 갖지 않을 테니.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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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필_사람들 사는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미술을 좋아합니다.

달에 한 번씩 작은 전시회를 엽니다.

gongpil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