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각 체계에서 시작한 개념 (1) - 안구의 RGB
인간의 시각 체계에서 시작한 개념_안구의 RGB
RGB, YUV, HSL 모두 영상을 만들다 보면 한두 번은 들어보게 되는 단어들입니다.
특히 색보정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단어입니다.
1. RGB는 어디서 온 건가요.
사람의 시각 체계의 가장 전방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처음 이야기할 부분은 바로 '눈'입니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B%88%88_(%EC%9D%B8%EC%B2%B4)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에서 다루는 색은 사실 색 그 자체라기보다 빛입니다. 빛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카메라도 빛을 기록하고 디스플레이도 빛을 내보내서 우리 눈으로 전달하죠. 그래서 빛에 대한 이해는 색에 대한 이해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인식하는 과정 역시 어떤 색을 본다는 개념보다는 피사체에 반사된 빛이 안구를 통해서 망막에 닿아서 그 정보가 뇌로 전달되어 뇌에서 판단하는 과정인데요.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그동안 궁금해 했던 많은 개념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안구에 빛이 들어오면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중에서
붉은 계열의 장파장,
녹색 계열의 중파장,
푸른 계열의 단파장을
각각 독립적으로 지각하는 세 개의 자극체를 통해서 처음 빛을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이런 받아들이는 자극체를 원추세포라고 하는데요.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9B%90%EC%B6%94%EC%84%B8%ED%8F%AC
원추세포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이곳을 참고해주세요.
https://ko.wikipedia.org/wiki/%EC%9B%90%EC%B6%94%EC%84%B8%ED%8F%AC
이런 세 가지 자극체에서 받아들인 3개의 색을 분석하고 혼합하는 방식 등으로 우리는 색을 인식한다고 합니다.

출처 - https://endmyopia.org/natural-light-eyesight-vision-uv-lightbulbs/light-sensitivity-eyes/
사람이 저 세 가지 조합으로 색을 볼 수 있는데, 굳이 카메라나 디스플레이에서 다른 방식을 선택할 이유는 없었던 거죠. 빛의 삼원색인 RGB는 여기서 출발해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2. RGB로 색보정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RGB는 색상에 대한 정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색보정을 한다는 것이 분명히 밝기에 대한 조절도 필요한 것인데 밝기에 관한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의 RGB 가산 혼합 모형은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RGB를 섞으면 흰색이 됩니다. 그리고 빛이라는 특성상 세 가지가 전부 없으면 캄캄한 색, 검은색이 됩니다. 그리고 RGB의 강도를 조절하면 중간에 있는 다양한 회색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겠죠.
즉, RGB의 조합으로 밝기 정보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요.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RGB_%EA%B0%80%EC%82%B0%ED%98%BC%ED%95%A9
밝기 정보와 RGB를 동시에 보기 위해서 RGB의 각각 세 개의 축을 가지고 만드는 큐브의 가운데 선을 연결하면 무채색과 RGB를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이렇게 좌표화 시키는 것의 장점은 빛의 물리적인 양을 측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디지털 색체계를 구성하여 조절이 용이해지는 것이겠죠.

출처 - http://www.odelama.com/photo/Developing-a-RAW-Photo-by-hand/
이렇게 놓고 보니 RGB의 조합으로 밝기와 색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조절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쉽게 뭔가가 해결될 리가 없죠.
사람 눈의 비선형적인 특징은 앞으로도 많이 언급이 될 겁니다만 안타깝게도 사람의 눈은 저 세 가지 색을 완전히 고른 비율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녹색 빛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파란색에 가장 둔감하게 반응합니다. |
가산 혼합 모형을 봐도 실제로 3가지 색 중에 녹색이 가장 밝아 보이고 파란색이 가장 어두워 보이죠.
인간의 눈이 빛의 각 파장별 밝기를 느끼는 강도를 수치화 한 것을 비시감도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어두울 때와 밝을 때의 감도가 다릅니다만 여기서는 밝은 부분의 감도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곡선을 보면 Green에 가장 많이 반응하고 그다음으로 Red에 반응합니다.
Blue에 반응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huevaluechroma.com/13.php
100%로 환산하면 Red = 30%, Green = 59%, Blue = 11%입니다만
인간의 눈과는 다른 Color Space와 Gamma를 쓰는 특징 때문에
우리가 사용할 DaVinci Resolve에서는
Red = 21%, Green = 71%, Blue = 7% 의 조합으로 밝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 비율을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위에 강조한 것처럼 사람이 녹색에 민감하고 파란색에 둔감하다는 정보는 꼭 기억하고 계셔야 합니다.
기억하기 편하라고 뻘 소리를 곁들이자면
숲속에 숨어있는 사냥감이나 자신을 노리는 맹수들을 잘 찾아내기 위해서 녹색에 민감해지고
하루 종일 봐야 하는 하늘이나 바다에 민감하면 엄청 피곤할 테니까 파란색에 둔감해지고
중간 즈음 되는 붉은색 파장은 사람의 얼굴의 색이니까 적당히 민감해야 할 것 같아서.
이런 식으로 발달되어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 비율 때문에 영상 색보정은 몇 가지 독특한 속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밝기 조절에서 생기는 문제들과 관련 기능들입니다.
밝기에 관여하는 수준이 녹색이 높다. 이 말을 달리 말하면 녹색을 움직이면 밝기가 변하기 쉽다는 말인데요. |
색상을 만지는데 밝기가 쉽게 변한다는 것은 화면의 연속성(콘티뉴이티라고 하죠 주로)을 중요시 여기는 영상 색보정의 특성상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색을 만질 때 밝기가 변한다는 말이 감이 잘 안 오시죠?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화면 오른쪽에 있는 Scope에 대한 설명들은 아래 글들을 참고해주세요.
왼쪽의 흰색 Scope는 밝기를 나타내는 Waveform이라는 스코프이고요.
RGB 색으로 구성되어있는 오른쪽 Scope는 RGB Parade라고 해서 Waveform을 RGB 채널로 나눠서 보는 Scope입니다.
https://blog.naver.com/team_csr/221103540484
https://blog.naver.com/team_csr/221105186020
여기서 한번 녹색을 더해보면 보시는 바와 같이 화면에 녹색이 많이 나타나는데요.
문제는 왼쪽의 Scope 상에서 밝기가 많이 올랐다는 겁니다.
실제로 보기에도 위의 화면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화면이 밝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화면에서 녹색을 만질 때마다 우리는 밝기를 재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밝기를 구성하는데 녹색이 비중이 높다고 했지만 다른 색의 비중이 그렇다고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색이나 청색을 만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정도의 밝기 변화는 생기게 되는 겁니다. 그럼 색보정할 때 앞뒤 컷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 되겠죠.
그래서
영상 색보정 툴에는 전체적인 밝기를 유지시켜주는 기능이 존재합니다.
DaVinci Reaolve에서는 Luma MIX라는 기능인데요. 기본적으로 활성화가 되어있습니다.
기본 값이 100.00으로 적용이 되어 있는 상태고 위에서는 제가 개념을 설명드리고자 일부러 0.00으로 내려서 비활성화 시킨 상태였습니다.

실제로 녹색을 높이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오게 됩니다.
위의 그림과 비교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적색과 청색을 낮추면서 전체 밝기를 유지하는 것이죠.
다만 이 기능이라고 완벽한 것은 아니어서 특정 수준 이상으로 마구 움직이거나 화면에 특정 색상이 많아서 그 색상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는 밝기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글이 길어지다 보니 한눈에 안 들어오시죠?
한번 세 개를 동시에 놓고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화면은 밝기가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을 보실 수 있죠.



RGB는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 기억해주셔야합니다.
그 외에도 이런 RGB로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은 흑백 영상으로 만들어서 색보정을 할 때도 사용됩니다.
눈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네요.
다음에는 눈에서 뇌까지 가는 전송 방식과 유사한 YUV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추가 글]
어차피 밝기 유지가 되는 건데 이거 몰라도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툴에 따라서는 이런 기능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알아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18년 4월 04일 CC 2018 버전의 경우
Adobe Premiere의 Lumetri Color에서
Color Wheels & Match에서 3Way Wheel을 조절하는 경우 밝기 유지 옵션이 있습니다만,
Curves 탭에서는 밝기 유지 옵션이 없어서 밝기에 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즉, 두 가지는 비슷한 만큼 조절한다 해도 밝기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사용함에 있어서 나누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색보정 관련 툴은 obsolete(더 이상 쓰이지 않는) 폴더로 들어가 있습니다.
DaVinci Resolve에서의 Luma MIX 기능처럼 밝기 보상 기능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분이 알려주시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질문 중에
어도비 프리미어에서는 녹색 값을 높여도 밝기 변화가 없고 그 이유로 계조가 깨져서 리졸브에서 색보정한 것보다
노이즈가 더 발생한다고 이해했는데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나요?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현재 상황으로는 Color Wheels & Match에서 조절을 하는 경우 밝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때문에 계조가 깨진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계조가 깨지는 이유는 bit depth가 모자라서 그렇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Premiere에서 보정을 할 때 DaVinci Resolve에 비해서
계조가 깨지거나 노이즈가 발생하는 일이 더 생기는 것은 저도 경험해본 바입니다만
제 예상으로는 Premiere와 DaVinci Resolve의 색상 엔진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DaVinci Resolve는 32bit 부동소수점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32비트면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지요. 실제 소스가 그렇지 않더라도 연산을 이 정도로 세분화해서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Premiere는 어떤 엔진을 사용한다는 정보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지금은 단종 시킨 Speed Grade에서는 Lumetri Deep Color Engine 이라는 32bit 부동소수점 방식을 사용했었는데요.
그 이름을 따서 Lumetri Color라는 효과 형태로 Premiere에 들어와있습니다만
Premiere가 32bit 부동소수점 방식의 연산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 정도의 엔진이 들어왔는데 Premiere가 그다지 무거워지지 않았다는 것과 찾아봐도 명확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좀 찜찜하긴 하네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 알고 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사용하는 소스의 출처는 제가 촬영하고 작업한 영상 외에 각 카메라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Sample Footage 입니다.
http://www.red.com/sample-r3d-files
http://www.arri.com/camera/alexa/learn/alexa_sample_footage/
https://www.blackmagicdesign.com/kr
블랙매직 디자인 사의 영상은 카메라 출시했을 때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소스인데 지금은 안 올라와 있네요.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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