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세상을 밀집된 점들로 바라본 일본 스타 작가 쿠사마 야요이는 “점 한 개로는 어떠한 것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하며 80이 넘은 나이에도 점을 만들고 있다. 수많은 점들을 무질서하게 그림에 심었고 이 점들은 그물이 되어 우여곡절의 삶을 놓으려 할 때마다 작은 야요이를 다시 끌어올려주는 ‘구원의 그물’이 된다.
종이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보았다.제일 쉬운 것 같으면서도 그리기 어렵다.시작점에서 출발하여 오롯이 나의 감각에 기대며 확장시켜 나가다가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시작과 끝이 잘 만나면 안심이 된다.동그라미를 계속 그리다 보면 확장과 수축의 반복적인 운동의 리듬감이 우리의 시각을 통해 뇌와 감각으로 전이되어 어지럽기도 하고 눈을 더 자주 깜빡이게 된다.파도처럼 휘몰아치는 듯하다가 잠시 고요해지다가, 좋았다가 나빴다가,커졌다가 작아졌다가,시작했다가 끝을 맺었다가,상승했다가 하락했다가,전진했다가 정체했다가.끊임없는 쌕쌕거림과 충돌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온 세상의 만물이 요동치 듯 우주에 떠다니는 수억 개의 점들이 아우성 대는 소리다.
자신의 세상을 밀집된 점들로바라본 일본 스타 작가 쿠사마 야요이는 “점 한 개로는 어떠한 것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하며 80이 넘은 나이에도 점을 만들고 있다.수많은 점들을 무질서하게 그림에 심었고 이 점들은 그물이 되어 우여곡절의 삶을 놓으려 할 때마다 작은 야요이를 다시 끌어올려주는 ‘구원의 그물’이 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잦은 부재와 어머니의 빗나간 훈육으로 인하여 혹독한 겨울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야요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극심하게 반대하던 어머니는 육체적 학대를 하며 딸의 그림들을 모조리 빼앗아버렸다.일본 국가의 극 보수적인 문화와 그녀의 꿈을 억압하는 가정환경은 야요이에게 커다란 심리적 억압과 트라우마를 안겼다.하지만 이런 트라우마가 생산적인 창조의 출발점일지 누가 알았을까?어느 날,아요이는 꽃밭에 나갔다가 똑같이 생긴 수천 개의 꽃들이 자신을 휘감아 사라지게 만드는 공포스럽고 황홀한 경험을 한다.이후 야요이의 그림은 점으로 뒤덮였고, 점은 어머니에게 들키기 전에재빨리 그려서 완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나의 인생은 수 천개의 다른 점들 속에서 길을 잃은 하나의 점이다 ”-쿠사마 야요이
그림 그리는 야요이의 모습/출처: www.nultylighting.co.uk
야요이는 어떠한 형태를 그릴 것인지 미리 계획을 하지 않으며,점을 채워 나가며 그 점들이 이끄는 곳으로 향한다.사전 밑그림이란 야요이에게는 시간 낭비였다.즉흥성과 충동성은 무한반복되는 점들이 지루하지 않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야요이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예술가들이 사무직처럼 매일매일 똑같은 일들을 반복할 수 없다는 말은 선입견일 뿐이다.마치 ‘점을 찍는 공무원’처럼 캔버스에 점을 만들어 나간다.지루할 수도 있는 끝이 없는 수행의 과정이다.그 과정에서도 아이디어가 계속 떠오른다고 하는데,다작을 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증식되는 점들로 뒤덮은 첫 작품은 이다.햇살에 비추는 바다 물결의 모습을 그물의 형태처럼 표현하였다.
Pacific Ocean (1960)
Detail of Pacific Ocean
Yayoi Kusama, NO. RED B (1960)/ 출처
Courtesy of Sotheby’s.Yayoi Kusama, NET-NO.2 YELLOW , (1960)/ 출처 Artnet
야요이가 뉴욕 화단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든 자신만이 만들 수 있는 세상을 개척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거리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한다 던지,전시 주최측과 협의가 되지 않은 채 야외에서 자신의 설치 작품을 판매하거나,게이들의 결혼식을 열어주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지속해왔다.그래서인지 수많은 수식어가 있다. ‘도발적이고’,‘공격적이고’,‘위태롭고’, ‘천부적이고’, ‘강박적인’, ‘경계를 허무는’ 작가로 자주 묘사된다. 1900년 중반 치열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미국 뉴욕,백인 남성 중심의 미술시장에서 살아남은 아시아 여성 작가라면 당연한 수식어일지도 모르겠다.그녀의 독창성을 알아본 추상 화가의 대가 도널드 저드와 프랭크 스텔라도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구매했다..
영화,퍼포먼스,패션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 활동을 하며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접근한다.루이 뷔통,랑콤,아우디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협업을 하였고,현존하는 현대 여성미술작가 중 가장 높은 거래가를 자랑한다. 회화 작품은 야요이의 작품 중 최고가 7.1 million (한화 약 80억)로 거래되었다.
셀프리지 백화점 루이비통 윈도우 디스플레이/ 출처:Wallpaper
루이비통 투명 트렌치 코트/ 출처: Phaidon
아우디 100주년 기념 콜라보레이션 아트카
쿠사마 야요이의 ‘땡땡이 작품’에 전 세계인이 매료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야요이의 설치 작품이나 평면 작품에서 보이는 점들은 존재를 초월하는 절대적인 무한함을 선사한다.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을 단 한 번이라도 봤다면, ‘아까 내가 눈 여겨 본 동그라미가 뭐였지?’, ‘어디 있던 동그라미였지?’, ‘제일 마음에 드는 동그라미는 이거야’!라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무한함’이라는 것 자체가 틀의 부제로 우리에게 불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요소로 다가오기도 한다.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그 점들이 만드는 리듬감을 체험하다 보면 좋은 곳으로 인도인 줄 것 같은 희망을 느낀다.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점이 되어 야요이의 세상에 들어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타인이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에 들어가 보는 것이 얼마나 신비스러운 체험인가!야요이의 점박이 세상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 내면에 있던 고민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나는 세상 속 또 다른 점일 뿐이다 ” –야요이 쿠사마
무한 거울의 방 – 남근시리즈, 1965/ 출처: Ota Fine Arts, Victoria Miro
야요이의 작품은 강박적일 정도로 디테일 하며 반복되지만 시작과 끝을 알 수 없고 한계와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있다.어떤 사소한 문제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거나,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룰 때 야요이의 작품에 들어갔다 나오는 체험을 해보길 바란다. 코로나로 인하여 해외 미술관이나 전시 관람이 어려운 이 시기에 쿠사마 야요이를 스크린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최근개봉한 <쿠사마 야요이: 무한의 세계'(감독 헤더 렌즈)>에서는 아무도 관심 없었던 작은 동양인 여성 작가가 “미국 미술사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신념으로 뉴욕에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 나간 고된 여정을 보여준다.이 후 자신을 비난했던 고향으로 돌아와 맨땅에서 다시 시작하며 세계적 아티스트로 성장한 ‘땡땡이 할머니’의 드라마 같은 삶을 엿볼 수 있다.
“나는 매일 고통, 불안, 두려움과 싸워야 했고 내 병을 치료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술 창작이었다. 난 미술의 끝자락을 따라갔고 어떻게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 ” -쿠사마 야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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