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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실>, <뒤로 걷기> | ARTLECTURE

<보육교사>, <실>, <뒤로 걷기>

-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온라인 상영작 PART1-

/Art & Preview/
<보육교사>, <실>, <뒤로 걷기>
-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 온라인 상영작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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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소개: https://artlecture.com/project/5129



1) [절대악몽] <보육교사> (Mothering, 2020)

연출: 김믿음

• 출연: 김강희, 차승현, 임예은, 박성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영화 <송곳니> (2009)는 인간을 어떤 시스템에 가둬 사육하려는 구조주의적 광기를 그려낸다. 김믿음 감독의 단편영화 <보육교사>도 이와 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한다. 프롤로그는 출근 전에 화장실에서홀로 무키무키만만수의 안드로메다를 듣고 있는 보육교사지은(김강희)’를보여준다. 가사 중에 벌레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단어의 반복성은 출근 전이라는 상황과 주인공의직업 특성과 맞물려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데, 그 대상이 바로 어린이집에 맡겨지는 아이들이다. 이는 지은의 보육방식에는 아이들을 사물로 취급한다는 관점이 깔려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의 존재는 다른 인간과의 관계로부터영향을 받는다. ‘지은은 아이들을 돌보는 게 아닌 관리해야한다는 전제하에 유아들의 관계성, 언어, 감정 등 사회성과관련된 모든 성질을 통제한다. 특히, 그녀의 경험과 관찰에의하면, 학부모들이 보육교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사랑과 보살핌이 아니라 자기 아이가 잘 관리 받고 있다는안정감이라고 한다. ‘지은은 언어와 상처를 입힐 수 있는도구로 아이들을 관리한다. 언어를 활용한 통제는 교육용 카세트테이프로 진행되는데. ‘아이스크림북극곰과 같은 친숙한 어휘의 뜻을 각각 마음이 편하지 않고 조마조마함선생님으로 알려주고, 해당하는 예문도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의 어휘, 감정, 그리고 이미지 구상의 체계를 조작한다. 그 결과 지은은 본인이 설정한 방향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언어 학습의 효과가 없다면, ‘지은은 사혈 침으로 아이들의 목 뒤에 눈에 보이지 않게 자상한다. 상흔이보이지 않으므로 학부모들은 그녀의 사혈 침 사용을 알 수 없고, 아이들은 그녀의 손에 묻은 피를 확인하지만, 이미 그녀의 시스템 안에 묶여 있으므로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다. 감독은이처럼 어떤 힘에 길드는 관계의 서늘함을 후반부 강당 장면에서 표현한다. 강당에서 지은은 아이들을 데리고 춤 수업을 진행하는데, 일반적으로 해당 나이대가 듣는 노래가 아닌 셀럽파이브의 셔터에 맞춰 수업을 실시한다. 그녀의 춤은 점점 기이해지지만, 아이들은 강당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그녀의 괴상한 춤과 아이들의 침착한 반응이 한 프레임 안에 충돌하며 <송곳니>가 그려냈던 광기를 재현한다. 끝으로 <보육교사>는 어린이집에서 귀가한 한 아이가 침대에 누워있는 동생을 빤히 쳐다보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장면 속 섬뜩한 이미지는 지은의 왜곡된 판단과 믿음에서 시작한 서늘함과 공포감을 관객이 끝까지체험하도록 만든다.




2) [비정성시] <> (The Thread, 2020)

연출: 조민재, 이나연

• 출연: 김명선, 단티 흐헝, 나민경, 이호선, 양수빈, 김현, 변중희

 


장편 영화 <작은 빛>(2018)으로 데뷔한 조민재 감독은 이나연 감독과 함께 단편영화 <> (2020)을 제작하였다. 조민재 감독은 <작은 빛>에서 그랬듯이 이번 영화에서도 현실과 삶을 영화라는매체에서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한 듯해 보인다. 영화는 창신동에서 오랜 세월 함께 일을 해온 동료 (김현)’이 동네를 떠나면서고민에 빠지는 명선(김명선)’의 삶을 그려낸다. 창신동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네로, 한국 노동 운동에 큰 영향을 준 전태일 분신 사건(1970)이 일어난중구 지역과 함께 한국 노동 역사의 일부분이다. <>의카메라는 다이렉트 시네마의 카메라처럼 연기하는 배우를 방해하지 않을뿐더러, 사건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한국 노동 역사의 현장을 향한 존중이자, 실제 노동자의 노동을쉽게 재단해서 작위적으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는 창신동의 빛, 얼굴들, 대화소리, 골목 등을 아카이빙 하듯이 기록함으로써 일상생활의 희로애락에도 주목한다. <>은 노동자의 노고에 어떠한 보상을 안기지 않는다. 대신, 후반부에 전태일 분신 사건을 비롯한 실제 노동 운동 푸티지를삽입하고, ‘명선의 작업 공간에 설치 미술처럼 기록물을공존시킴으로써 노동 속에 일상이, 일상 속에 노동이 있음을 이야기한다.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창신동이라는 장소를 버텨온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은 역사와 현실 앞에서 영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3) [사랑에관한 짧은 필름] <뒤로 걷기> (WalkingBackwards, 2020)

연출: 방성준

출연: 우지현, 문혜인, 최문기



방성준 감독은 영화 <목련에 대하여>(2017),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 (2018), <함바> (2019)를 통해 부재하는 가족 구성원의 과거 및 나의 뿌리를 추적해 왔다. 그리고 이번 단편영화 <뒤로 걷기>도 이 여정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시헌(우지현)’은 죽은 엄마의 패물을 찾고자 하는 일본인 료타(최문기)’가 나타나기전까지 엄마의 부재를 잊고 살았다. 왜냐하면 유년 시절 본인이 목격한 엄마의 아픔과 그 영향 아래 자기가입은 상처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료타는 돌아가신 엄마의 추억을 되돌아봄으로써 엄마의 삶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시헌은 뒤로 걷는 일 혹은 과거로의 여행을 쓸모없다고생각하는 반면, ‘료타는 이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헌료타의 간절한 모습을 외면할 수 없어서 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친구 예진(문혜인)’과 함께 뒤로 걷기 여정을 떠난다. 여정 중 두 사람의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시헌은 예전에 살았던 집 담벼락에 새겨진 엄마와의 추억과 엄마의아픔과 관련된 기억이 충돌하면서 여정을 포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엄마의패물을 본 그는 상처와 그리움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고, 결국 이 여정에 다시 합류한다





시헌료타는 바닷가에서 노을을 같이 구경한다. ‘시헌은 엄마가 이 바다에서 자기를 버렸지만, 그래도 엄마와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던 곳이라고 료타에게 한국어로 이야기한다. ‘료타시헌의 말이 끝나자 바다와 얽힌 엄마와의 추억을 일본어로공유한다. ‘료타는 어렸을 적에 바다에서 울고 있는 엄마의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 여정을 통해 엄마가 눈물을 흘렸던 이유가 시헌을 향한 그리움 및 미안함과 유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비록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나눴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는감정이 언어를 대체하며 서로에게 이야기와 마음을 충분히 전달했을 테다. 여정을 마무리한 료타는 일본으로 돌아간다. ‘시헌은 그를 배웅한 후 뒤로 걸어 본다. 뒤로 걷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시헌의모습은 마음의 상처가 비로소 아물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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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승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