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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지워진 이름에 대하여 | ARTLECTURE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지워진 이름에 대하여

-학고재 갤러리 2021. 2.17 - 2021. 4. 3-

/Preview/
by 이지언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지워진 이름에 대하여
-학고재 갤러리 2021. 2.17 -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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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전시는 사라지고 잊힌 여성들을 돌아보라는 쟁점을 제시한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의 한국 20대 여성인 ‘나’의 행방을 찾아본다. 과거의 ‘그녀들’이 흘린 피로 현재의 ‘나’는 물리적인 전쟁터가 아닌 보이지 않는 생의 투쟁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를 비롯한 동시대 여성은 물리적인 항쟁이 아닌, 구국을 위한 항쟁이 아닌 또 다른 측면의 삶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본 전시는 생성된 모든 프레임, 혐오와 전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그저 잊혀지고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 이름들을 되새기는 데 집중한다. 이는 흩어져있는 날 선 사고들을 잠시 잠재우고 ‘구국’이라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이룩한 여성 인물들을 보여주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비슷한 하나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2021년 2월 17일부터 2021년 4월 3일까지 학고재 갤러리에서는 3.1절을 맞이하여 윤석남 작가의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을 전시한다. 작가 윤석남은 1939년 만주 출생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아내와 어머니 역할을 해오며 40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고 스스로를 되찾고자 붓을 쥐게 되며 시각예술가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윤석남, 붉은 방(Red Room), 2021, 혼합매체 Mixed media, 가변크기

 



한국의 여성주의 미술(Feminist Art)의 단초 격으로 여겨지는 윤석남의 본 전시의 구상은 어쩌면 예견된 수순이라는 생각을 한다. 

 


여성주의 미술의 1세대로 평가받고 있는 윤석남(1939- ), 박영숙(1941- ), 그리고 정정엽

(1962- )을 중심으로 미술작업이 한 개인의 독자적인 작품 활동 너머의 작가연대 구축을 통해 이뤄져 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녀들은 두 가지의 방법으로 연대를 구축했다. 하나는 작업실 공유나 연구모임을 통한 ‘동시대 작가 공동체’이고, 또 하나는 작품 속 여성들을 통한 ‘역사적 공동체’ 연대다. [1]

 


윤석남의 본 개인전은 여성 미술의 연대의 방법론의 하나인 작품 속의 인물(figure)을 통한 ‘역사적 공동체' 생성을 도모한다. 그녀의 연대 구축을 통해 우리는 역사적 여성 인물들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본 전시는 작가의 하나의 통찰에서 시작된다. “유관순 언니 외에 알려진 여성 독립 운동가는 없을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소설가 김이경과 함께 구국 항쟁을 위해 힘쓴 여성 독립 운동가를 14인의 기록과 문헌을 연구하고, 김이경은 각색한 단편을 쓰고  윤석남은 글을 토대로 초상화를 완성하였다. 본 단편들은 전시를 기점으로  「세상을 뒤흔든 여자들 : 윤석남의 여성독립운동가의 ‘채색 초상화'」 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14인의 초상화 중 유독 눈이 가는 작품이 있었다면, 필자인 고향인 마산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명시(1907 - 1949) 장군의 초상이다. 

 



윤석남, 김명시 초상(Portrait of Heroin Kim Myung-si), 2020, 

한지위에 분채(Colour pigment on Hanji), 210 x 94cm

 

 

윤석남, 김명시 초상(Portrait of Heroin Kim Myung-si), 2020, 

종이위에 연필(Pencil on paper), 47 x 35cm 

 



김명시는 3.1운동을 했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마산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배화여학교를 중퇴하였다. 그러나 1925년 고려공산청년회 유학생으로 모스크바로 떠나 코민테른의 지시로 1927년 상해에서 상해한인반제동맹 등을 조작했다. 1930년 한인무장대를 이끌고 하얼빈, 일본 영사관 공격해 큰 타격을 입혔다. 1932년 조선에서 인천의 공장 지역 여성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하다 공산당 건설 혐의로 옥살이를 하였다. 이후 중국으로 망명해 조선의용군 화북지대에 합류하여 최전방에서 항일 무력 투쟁을 한 바 있다.[2] 그녀의 일생을 들여다보며 가슴이 미어진 부분은 해방 이후 이승만 정권이 수립되며 1949년 10월 유치장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마산 3.15 의거탑, 마산의 3.3 만세운동과 관련된 박물관과 유적지를 방문하며 유년기를 보낸 도시에서 이토록 구국에 힘쓴 ‘김명시 장군’이라는 이름은 유령처럼 흐렸고 눈에 보이지 않았다.

 



윤석남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전시장 전경. ©사진 학고재갤러리

 



김명시 장군 외 13인의 생애 또한 아름다운 마무리로 기록되지 않았다. 숙청, 부상 후유증 등으로  타계 하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독립장이나 애족장 등을 수여 하며 이미 사라진 이름에 대해 애처로움과 감사함을 전할 뿐이었다. 


 

 


전시는 사라지고 잊힌 여성들을 돌아보라는 쟁점을 제시한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의 한국 20대 여성인 ‘나’의 행방을 찾아본다. 과거의 ‘그녀들’이 흘린 피로 현재의 ‘나’는 물리적인 전쟁터가 아닌 보이지 않는 생의 투쟁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를 비롯한 동시대 여성은 물리적인 항쟁이 아닌, 구국을 위한 항쟁이 아닌 또 다른 측면의 삶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페미니즘(Feminism) 예술은 동시대 컨트로벌시(Controversy)로 떠오르며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 해석과 담론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본 전시는 생성된 모든  프레임, 혐오와 전쟁에서 한 발짝 물러나 그저 잊혀지고 누군가에 의해 지워진 이름들을 되새기는 데 집중한다. 이는 흩어져있는 날 선 사고들을 잠시 잠재우고 ‘구국’이라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이룩한 여성 인물들을 보여주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비슷한 하나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윤석남은 여성 독립가 100인의 초상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다가오는 100인의 초상 전시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벅참과 경외를 느끼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1] 박윤조, (2020),미술사학보, 관계망을 통한 여성주의 작업 동력의 회복 과정: 윤석남, 박영숙, 정정엽을 중심으로, vol., no.55, pp. 199-224 

[2] 김현주, (2021)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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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언 ©Jieon LEE

한국과 영국에서 BA 건축공간디자인을, 영국에서 MA History of Art를 마치고 전시기획을 합니다. 여전히 미숙하고 clumsiness 입니다.